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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향한 엄마의 움직임(상) <미디어생활>

작성자
millgram
작성일
2019-10-13 19:05
조회
2448
조명민/밀리그램디자인 대표

자폐성 장애 아들을 양육하면서 나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88학번의 꿈나무로 음대를 졸업했지만 현재는 실내건축과 물리적 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장애아들을 양육하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고 예상하겠지만, 아들이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들과 다른 감각들을 견뎌 보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을 깨닫고부터였다.

아들은 두 돌 반쯤 갑작스럽게 퇴행이 시작되었고 그 때부터 치료가 시작되었다. 여러 치료중 감각통합치료를 받으면서 가장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중력을 느끼는 경우, 다양한 소리가 같은 크기의 소리로 들려서 한 가지 소리를 구분해서 듣기 힘든 경우, 이외에도 다양한 감각을 가졌다고 한다. 특히 아들은 예민한 편이고 감각의 성장 발달단계에서 목, 몸을 인지하는 단계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아들은 걷는 모습이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에 나오는 우디처럼 팔다리가 흐느적거리고 행동이 부자연스러워보였다. 집에서는 눈에 띄는 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다양한 무늬의 열기구 그림을 수십 장씩 그렸고, 가끔 사람을 그리긴 했지만 성의없이 목과 몸이 없이 얼굴에 팔다리가 붙어 있었다.

육아 관련 책을 다시 꺼내들고 인간의 성장단계를 살펴보았다. 아기가 4개월 무렵이 되면 손가락을 빨거나 발가락을 만지며 자신의 몸을 탐색하고 자신의 신체를 인식하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하는 시기인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탐색의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던 것 같다.

미슬심리학에서는 목, 머리는 인지적 활동, 사고, 공상, 감정과 몸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반응을 연결하는 통로로 목을 그리지 않는 경우는 인지적 활동이나 신체적 반응에 대한 통제력 모두가 약화되어 신체적 행동의 통합이나 조절이 부족한 상태로 뇌기능 장애를 우려하는 글을 보고 내 아들의 감각을 알야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전정자극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특정 움직임에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저항 특성이 있으며 이는 중력 불안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신체 활동을 영위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혹은 에스켈레이터에 오르고 내리는 것을 무서워하가나 놀이기구와 같은 특정 움직임에 공포감을 느끼도 한다.

이런 감각 장애중 한 두 가지만 나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보면 살아가는데 정말 힘들 것 같다는 생각과 아들은 불균형하고 불안한 감각을 가지고도 견뎌보려고 눈을 가리고 귀를 막으며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극복하기 함든 장애를 가졌고 극복하기 힘든 장애를 어쩔수 없다면 아들에게 편안한 물리적 환경을 꾸며주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더욱 심도 깊은 연구를 하기 위해 건축전공을 다시 하게 되었다.

http://www.imedia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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