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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1) <데일리팝>

작성자
millgram
작성일
2018-09-28 17:19
조회
2871
일반적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얘기할 때는 신체적으로 불편한 사람 즉, 신체 노약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주로 언급한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정신적 장애 또는 정신적 노약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은 뭐가 있을까? 답이 필요할 것 같지 않다.

정신적 장애는 정신 분열증, 우울 장애 등의 정신 장애와 발달 장애로 구분되고 발달장애는 정서 장애와 자폐성 장애로 분류한다. 그 중에서 병의 원인도 치료 방법도 밝혀진바 없는 자폐성 장애의 특성과 그에 적합한 물리적 환경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대중 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어색한 걸음걸이와 어색한 표정으로 혼자서 중얼거리거나 상동 행동을 하는 잘 생긴 청년을 가끔 만날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은 자폐성 장애이다. 만약 자폐가 아니라면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통화 삼매경에 빠진 사람이다. 이것은 겉으로 나타나는 모습이고 내면적인 부분은 상당히 복잡하고 증상이 빛을 분광기에 통과시켜 나오는 다양하고 연속된 스펙트럼과 같다 하여 ‘Autism spectrum disorder’ 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면 사회성 장애, 언어 장애, 행동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감각적으로 예민하거나 둔감하여 각성 상태를 유지시키려는 노력인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감각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며 정도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누구나 자폐성향은 조금씩 가지고 있다.

미국의 행동과학 심리학자인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B.F. skinner)는 “좋지 않은 행동에 책임이 있는 것은 환경이며, 변화시켜야 할 것은 사람의 어떤 속성이 아니라 환경인 것이다”라고 했다.
이처럼 정신적 장애 또는 정신적 노약자에게는 특히 물리적 환경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된다.

또한 물리적 환경 요소 중에서 인간의 신경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시각이다. 무려 뇌의 78%이상의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시각 자극을 하는 디자인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색채, 조명, 마감재, 가구의 형태, 공간의 크기, 공간의 형태 등등 무수히 많은 것들이 있다. 이 중에서 색채는 컬러테라피(color therapy), 라이트테라피(light therapy)라 하여 심신을 치료하는데 사용하고 있고 일반적인 감정의 효과는 흥분과 진정, 긴장과 이완의 효과로 각성 상태를 신체에 알맞게 조절해 준다.

실제로 워싱턴 주의 한 유치장에서는 방 하나를 분홍색으로 칠했다. 교도관들은 흥분한 상태의 수감자가 분홍색 방에 들어가게한 후 15분 안에 조용해지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 교도관들의 보고에 따르면 7개월의 실험 기간 동안 그들은 단 한 건의 폭력 사건도 일으키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 사람들은 교도관들의 이름을 따서 ‘베이커 밀러 분홍색Baker-Miller Pink’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또 다른 구치소들에서는 난폭한 술주정뱅이들을 분홍색 유치장에 밀어 넣기 시작하면서 이 색채는 ‘주정뱅이 유치장의 분홍색Drunk Tank Pink’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이와 같이 색채 마다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간략하게 설명해 보면 빨간색은 열정과 활력의 색으로 실내 인테리어를 할 때 주조색으로 잘 사용하지 않으며 포인색으로 사용한다. 노란색은 에너지를 가진 색으로 과하면 광기나 유치함으로 표현될 수 있다. 초록색은 대부분 긍정적인 의미가 많으며 편안함을 주는 색이지만 좋은 색채라 하더라도 지나치게 사용하면 미적인 효과가 떨어진다. 파란색은 주로 차분해지는 색채로 공부방에 많이 사용하지만 장시간 파란색 방에 있을 경우 졸려서 공부를 할 수가 없다. 아이가 방에서 공부를 안하고 잠만 잔다면 벽지색을 바꿔보자. 보라색은 편안함과 상상력을 높이는 색인데 보통 주거 디자인할 때 보라색을 권하면 대부분은 받아드리지 못한다. 하지만 빠르게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색채의 종류는 이것 말고도 많은 것들이 있고 한가지 색에서도 명도와 채도에 따라 수천 수만 개의 색채로 나눠지고 색채마다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방의 용도나 이용자의 기대 효과에 따라 색채는 달라져야 한다. 또한 색채는 지속성이 강하므로 디자인 요소 중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

여기까지 설명으로 보면 마치 색채로 자폐성 장애의 치료뿐만 아니라 모든 정신적인 치유에 만병 통치 처방으로 착각할 수 있다. 자폐성 장애는 어렵고 복잡한 질병이기 때문에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치료의 종류와 방법, 치료사의 태도, 약물 치료 등등 중 한 가지 방법이다. 또 다른 디자인 요소는 ‘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 제2탄’에서 계속된다.

최근에 자녀를 잔인하게 훈육하거나 방치하여 죽음에까지 이르는 사건들이 많은데 모든 병의 최고의 치료는 사랑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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