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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디자인이 필요한 통행로 <데일리팝>

작성자
millgram
작성일
2018-09-28 17:13
조회
1555
활기 넘치는 계절, 여름이 왔다. 집에 있기 후덥지근해서 산책삼아 나왔다가 보행로가 오히려 고생길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느 광고에서 말하던 '집나오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생각나던 순간이다.
고령화 가구와 사회적 약자의 인구가 증가하면서 유니버설 환경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그 중 주요 개선 사업이 '이동권의 안전 확보'이다.
눈이 잘 보이고 건강한 사람도 길을 걷다보면 바닥이 울퉁불퉁해 발이 블럭에 걸리는 경우, 발을 헛딛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에는 앞을 보는 것은 포기한 채 바닥을 보면서 조심조심 걸어야한다.
그런가하면 경사가 심해서 유모차나 휠체어 같은 경우에는 30미터 전부터 도움닫기라도 해야 경사를 통과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인도는 빗물과 같이 물이 고이지 않도록 차도 쪽으로 경사지게 되어있는 구조도 통과하는데 상당히 큰 어려움이 있다. 지나치게 많이 기울어져서 똑바로 걷기가 힘들 지경이다.
단지 길을 걷고 싶을 뿐인데 곳곳에 장애물이 널려있다. 쓰레기는 말할 것도 없고, 상점에서 인도에 펼쳐놓은 물건들, 입간판들, 인도에 산재되어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들, 심지어는 중장비 차량까지 주차돼 있다.
인도 한가운데 심어져 있는 가로수는 '왜 여기 심기게 됐을까?' 문득 궁금해지기도 한다. 점자 블록을 가로막고 있는 하수구, 누구를 위한 것인지 버티고 있는 볼라드와 같은 무용지물 장애물들이 가득하다.
 
▲ 인도 가운데 심긴 가로수, 점자 앞 하수구와 볼라드

재난이 많은 일본의 경우에는 유니버설 디자인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나고야시는 노면 턱을 아예 없애서 휠체어 장애인이나, 유모차를 끄는 시민들이 불편 없이 보행하도록 하고 있다.
또 넓은 인도, 저상버스, 재활용된 탄성 볼라드, 아동과 휠체어장애인의 눈높이와 외국인을 고려한 각종 사인 등의 '교통디자인'과 외국인, 발달장애인, 노약자를 위한 복잡하지 않은 정보 제공 사인 등 '정보안내 디자인'은 시민들의 1차적 안전에 기여하며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2차적 장애를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 오게 한다.
 
▲ 일본에서는 노면 턱을 없애서 휠체어나, 유모차를 끄는 시민들이 불편 없이 보행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유니버설 디자인이 소개된 것은 지난 2000년 11월이다. 환경이 변화돼야 할 길을 찾기 위해 미래 패러다임이 교류되는 장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식때문이었다.
서울시를 중심으로 유니버설 디자인 전시회 및 국제세미나를 개최하며 서울 중장기 계획에도 반영됐다. 이어 무장애(barrier-free) 디자인을 기본으로 하되 물리적 장애물의 제거 뿐 아니라 사용자의 행동, 심리 특성까지 포함하는 개념을 많은 환경디자인 전문가들이 연구를 하고 있다. 
물론 단속을 강화하면 통행로의 장애물들이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유니버설 디자인을 통해 장애인, 노약자 등을 포함한 시민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하게 가고 싶은 길 정도는 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길 소망해본다.(주)밀리그램 조명민 대표


인도 가운데 있어 통행에 지장을 주는 가로수(좌), 점자 앞에 볼라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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